주말 늦은 오후, 슬슬 해가 기울 무렵에 강바람이나 쐴 생각으로 차를 몰아 나갔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흙길을 조금 걷다 보니 멀리서부터 길게 늘어선 줄이 한눈에 들어왔다. 다들 손에 길쭉한 막대 하나씩을 쥐고 있었고, 그 유명한 양평 두물머리 핫도그 매장 앞이었다. 이 시간에 와도 대기 줄이 이 정도로 길 줄은 몰랐다.

매장 쪽으로 다가가 줄 끝에 섰다. 사람들은 많았지만 주문과 픽업이 기계처럼 착착 돌아가서 대기 시간은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았다. 설탕을 묻히고 케첩과 머스터드를 교차해 뿌려주는 손놀림이 빨랐다. 갓 튀겨낸 묵직한 양평 두물머리 핫도그를 건네받자마자 손끝으로 뜨끈한 열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가게 바로 옆 야외 벤치에 빈자리가 나서 서둘러 자리를 잡았다. 겉면에 입혀진 설탕 알갱이와 두 가지 소스가 먹음직스럽게 엉겨 있었다. 크게 한입 베어 물자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김이 훅 피어올랐다. 튀김옷 색이 연한 녹색빛을 띠고 있었는데, 반죽에 연잎 가루가 들어가서 그렇다고 적혀 있었다.
기름에 막 건져 올린 음식인데도 겉이 눅눅하지 않았다. 보통 이런 길거리 간식은 몇 입 먹다 보면 입안에 미끈거리는 기름기가 남아 탄산음료를 찾게 되는데, 이건 튀김옷 자체가 꽤 담백했다. 기름을 잘 털어낸 덕분인지 느끼한 기름 냄새 대신 빵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먼저 느껴졌다.
겉의 튀김옷 두께도 소시지와 균형이 알맞았다. 퍽퍽하게 밀가루 반죽만 가득 차 있는 일반 핫도그와 달랐다. 씹을수록 반죽이 쫄깃했고, 속에 든 소시지도 얇은 공장제 저가 육가공품이 아니라 두툼하게 씹히는 육즙이 있는 소시지였다. 짭짤한 육즙과 달콤한 설탕, 새콤한 소스가 뒤섞이면서 물리지 않고 계속 들어갔다.
옆 사람들도 연신 맛있다며 한두 개씩 더 포장해 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허겁지겁 막대 끝까지 깨끗하게 해치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나만 먹어도 제법 든든해서 따로 저녁을 챙겨 먹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다 먹고 난 꼬치를 쓰레기통에 버린 뒤 강변 쪽 산책로로 발걸음을 옮겼다. 늦은 오후 특유의 차분한 강바람이 불어와 입안을 시원하게 식혀주었다. 잔잔한 강물 위로 노을빛이 옅게 번지고 있었고, 손을 주머니에 찌른 채 강가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주말 나들이로 왜 다들 이곳을 찾는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었다.
강가를 한 바퀴 크게 돌며 여유를 즐기다 어둑해질 무렵 집으로 향했다. 양평 두물머리 핫도그 하나 손에 쥐고 강변 산책로를 걷는 코스는 소박하지만 확실히 만족스러운 주말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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