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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일상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갔다가 2층에서 마주친 반전


한강진역 골목을 꺾자마자 비상등을 켠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한남동 공영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줄이었는데, 도로 위에서 꼼짝없이 30분을 보냈습니다. 주말 이태원 나들이의 첫 관문치고는 제법 빡빡한 대기였습니다. 차를 대고 언덕길을 걸어 올라오니 특유의 거대한 통유리 건물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북적이는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1층의 열기

문을 열고 들어서자 묵직한 베이스 소리와 함께 벽면을 가득 채운 바이닐이 눈에 밟혔습니다. 주말이라 대기가 약간 있었지만 안내를 받아 턴테이블 좌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수많은 음반 사이를 천천히 넘기며 고심 끝에 고른 건 스티비 원더와 퀸이었습니다. 헤드폰을 얹고 바늘을 올리자 특유의 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노래가 터져 나왔습니다. 디지털 음원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 바늘 긁히는 감각 하나로 기다림의 피로가 싹 풀렸습니다.

몰랐는데 알고 보니 2층의 정체는 딴세상


LP 두 장을 다 듣고 계단을 따라 위로 향했습니다. 현대카드 회원만 카드나 앱 인증을 거쳐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1층과는 분위기가 180도 달랐습니다. 웅성거리던 소음이 차단되고 널찍한 테이블과 감각적인 서가가 먼저 나타났습니다. 바로 2층에 자리한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였습니다.

소음 끝에 마주한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

아래층이 음악의 리듬으로 꽉 차 있었다면, 이곳은 활자의 무게감으로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희귀한 예술 서적들이 정갈하게 꽂혀 있고, 노트북을 펴고 작업하는 사람들의 타건 소리만 낮게 깔렸습니다. 음악을 들으러 왔다가 뜻밖의 고요를 발견한 셈이었습니다. 큰 창 너머 이태원 풍경을 내려다보며 책장을 넘기다 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주차장에서 도로 위 30분을 버틴 피로가 아깝지 않은 반나절이었습니다. 왁자지껄한 바이닐 청음과 차분한 사색이 한 건물 안에 나란히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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